Ep.10 서울 산책길
- Nara and Jay Park
- Feb 23, 2024
- 4 min read
안녕하세요, 선샤인 코리안 제이, 나라입니다.
안녕하세요. 제이씨 이제 벌써 2월 중순이네요. 시간이 참 빨리 가요.
그러게요. 어느덧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날이 왔네요.
날이 따뜻해지니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저도요. 나라 씨는 어느 나라를 여행하고 싶어요?
저는 한국이요. 저의 고향이고, 부모님과 동생 친척 분들이 다 있어서 해마다 방문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서 한국 여행을 너무 좋아해요.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나라 씨는 한국에서 여행을 많이 다녔나요?
네. 물론이죠. 하지만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또 가고 싶어요. 우리 서로 한국 여행 경험을 이야기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청취자분들에게 좋은 정보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좋은 생각이에요.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도시는 아무래도 한국의 수도 서울이겠죠?
네. 서울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죠. 고궁, 전통 시장, 역사적 장소도 많이 있고, 대한 민국의 유행의 중심지로 패션, 문화, 음식, 공연 등 즐길 거리가 아주 많아요.
전 너무 복잡한 곳은 싫어하는데, 서울은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도 많아서 좋아요.
네. 맞아요. 생각보다 서울에도 조용히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나라 씨. 기억에 남는 산책하기 좋은 장소가 있으면 소개해 주실래요?
혹시 경의선 숲길 가보셨어요?
아니요? 거긴 어디인가요?
경의선 숲길은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길게 이어진 총 6.3km의 시민들의 문화 산책로예요.
경의선은 1905년 서울과 북한의 신의주를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었다고 배운 것 같은데 기찻길에 산책로가 있는 건가요?
맞아요. 남북이 분단 되면서 경의선은 반쪽짜리 철길로 남게 되죠. 지금은 경기도 파주까지만 운행하고 있고, 서울 도심 구간은 지하철로 바뀌어서, 지상구간은 폐철길 구간으로 남아있었어요. 그 후 버려진 철길을 서울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문화 산책로로 조성하였답니다.
복잡한 도심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유를 즐길 수 있어서 좋겠네요.
나라 씨는 여기에 언제 가보셨어요?
저는 작년 여름에 가봤어요. 사촌언니가 마포에 사는데, 마포의 유명한 갈비를 먹고, 너무 배가 불러서 소화도 시킬겸 근처에 있는 경의선 숲길에 산책하러 갔었어요.
직접 가보니 분위기가 어땠어요?
생각 보다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북적이더라고요. 강아지랑 산책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걷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산책 구간이 꽤 길던데, 경의선 숲길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경의선 숲길에서 연남동 구간이 좋더라고요. 이 구간은 젊은 세대한테 인기가 많은 지역이에요. 왜냐하면 새로 생긴 맛집, 카페 그리고 유명한 팝업스토어가 많거든요. 배가 불렀지만 또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꾹 참고 더운 여름이라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걸었답니다.
그리고 은행나무길과 시원한 물길을 따라 걸어 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홍대입구역 와우교부터 시작하는 구간은 기차가 운행되던 철도와 철도 건널목을 그대로 복원해 놓아서 이 구간에서는 경의선의 향수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이씨는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 어디라고 생각해요?
저는 서울에서 해본 산책 중에 남산이 좋았어요. 서울은 아주 크고 재미있지만 잠시 쉬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사람들 별로 없는 조용한 곳을 찾게 되는 데, 산이 최고의 휴식공간인 거 같아요. 서울은 주변에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높은 산에 올라 도시를 보면 경관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산을 찾아갈 수 있어요.
그게 한국 도시의 매력이죠. 산이 늘 가까이 있어서 언제든지 도시탈출이 가능해요. 그럼, 다녀오신 남산 둘레길을 안내해 주시겠어요?
네, 남산 정상에는 서울의 상징인 남산타워가 있죠. 그곳에 올라 서울 전경을 보러 많이 가잖아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고, 쉽게 가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죠. 남산 둘레길은 총 7.5km 길이에 달하는데 북쪽, 남쪽 산책로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다 돌려면 보통 2-3시간 걸린대요. 남산 타워를 중심으로 한 바퀴 빙 돈다고 보면 돼요. 둘레길에 들어가는 입구도 여러 군데가 있어요. 저는 지난번 여름에 북쪽 둘레길로 들어가 봤는데요. 나무가 강렬한 태양빛을 가려주어서 조금 낫지만 그래도 올라가는 내내 너무 더웠어요. 그런데 같이 올라간 이탈리아 친구들이 너무 멀쩡해서 저도 덥다는 말도 못하고 열심히 올라갔어요.
한국에서 여름에 등산하기 어렵죠. 가는 길에 좀 쉴 수 있는 맛집도 있나요?
네, 북쪽 둘레길을 얼마 오르지 않아서 목멱산호랭이라는 식당이 보였어요. 식당이 예쁘기도 하고 정말 반가웠어요. 숲속에 우아한 한옥집이 그림같이 서 있는데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일단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어서 기뻤어요. 여기는 미쉐린 가이드에도 등재된 곳이 더라고요. 일단 믿고 들어가 봤어요. 이곳의 대표적인 음식은 비빔밥인데, 산채비빔밥부터 육회 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등 종류가 많았어요. 시킨 음식들도 다 맛있었고 재료가 정말 신선했고, 분위기가 예스러웠어요.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았고요. 알고 보니 엄청 유명한 식당이더군요.
식당 이름이 재미있네요. 왜 이런 이름으로 지었을까요?
목멱산은 남산의 옛 이름이래요. 고기만 먹는 호랑이 가족이 있었는데 어느 날 마음을 먹고 풀을 좀 먹어봐야지 하고 남산으로 내려왔다는 얘기를 재미있게 이름에 담았대요.
그렇군요. 우리 건국 시조인 단군 신화랑 좀 비슷한 이야기네요. 호랑이 그리고 쑥 마늘과 관련된 전설이요.
어, 그런데, 그 식당 가까이에 단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어요. 어떤 관련이 있으려나요? 식당에서 나와서 조금만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가파른 언덕길이 보이는데 절처럼 보여요. 와룡묘라고 쓰여있어서 호기심에 올라갔는데 작은 사당들이 나오더라고요. 그 중에 한 사당에서 단군을 모시고 있었어요. 단군 할아버지는 언제 어디서든 봬도 반가워요.
그 곳에 단군 사당이 있다니 재미있네요. 남산 정상은 어땠나요?
남산 꼭대기에 오르면 서울이 다 보여요! 남산타워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더 올라갈 수는 있었지만 타지는 않았어요.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도 서울 전경을 볼 수 있어서 굳이 더 올라갈 필요가 없더라고요. 서울이 엄청 큰 도시라는 걸 다시 두 눈으로 확인했어요.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거기도 볼거리가 많았어요?
아래로 내려가다가 재미있는 장소를 발견했어요. 공원에 커다랗고 둥그런 동판이 바닥에 박혀있었어요. 이게 뭐지 하고 봤더니 ‘서울 천연 타임캡슐’이라고 쓰여있더라고요. 즉, 서울의 모습과 시민 삶을 대표하는 물건들을 600개 모아서 타임캡슐에 담은 거라고 하네요. 캡슐을 제작한 1994년 부터 해서 400년 후에 다시 열어본다고 쓰여있었어요.
왜 400년 후에 열어보죠? 숫자에 의미가 있나요?
조선왕조가 1394년에 서울을 수도로 정했잖아요. 그래서 2394년 수도 천년이 되는 해에 이 캡슐을 열어 볼 거래요. 미래 서울 시민들에게 주는 선물인 거죠.
재미있네요. 400년 후 서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요. 과연 미래의 한국인들은 우리의 선물을 받고 어떤 반응일까도 궁금하고요.
맞아요. 어디에 썼던 물건이지 모르는 것도 많을 거 같아요.
수장품과 함께 설명서도 같이 넣었겠죠?
수장품 내용을 보면 기저귀, 담배, 삐삐도 있어요. 설마 기저귀는 그때도 쓰고겠죠. 그리고 김치 담그는 법은 동영상으로 넣었대요.
동영상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네요. 이제 남산을 내려온 거 같은데 여기가 마지막 장소였나요?
아니요, 그 바로 아래에 남산골 한옥마을이 있더라고요. 타임캡슐이 400년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하더니, 한옥마을에서는 지금으로부터 4-500년 전의 시간으로 바로 보내버리던데요. 남산은 옛날부터 자연이 아름다워 양반들이 시를 짓고 여유를 즐기는 정자들이 많았다고 하죠. 그리고 양반들의 집들이 모여 있었던 곳입니다.
여름 날 한옥은 정말 시원했어요. 그런데 거기 계신 분이 선풍기까지 갖다 주시는 거예요. 너무 감사했는데 만화책을 읽으라고 주시더라구요! 같이 간 친구들이 있어서 조금만 쉬다 나왔어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남산 둘레길 여러분께 추천해요. 혼자 가도 재밌고 함께 가도 즐거운 길과 시간이 될거 같아요.
산을 한 바퀴 돈 것뿐인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알찬 산책이었네요. 나중에 저희 가족들과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어요.
서울은 정말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네요. 다음에도 저희와 함께 여행을 떠나요~!
그럼 선샤인 코리안 친구들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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