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4. 김장하는 날
- Nara and Jay Park
- Dec 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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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샤인 코리안 제이입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김장에 대한 얘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2013년 한국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김장은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일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유네스코에서 이 문화를 중요한 유산으로 지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김장문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김장하는 시기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한겨울이 시작하기 전 11월 즈음부터 12월까지가 될것같네요. 그때쯤에는 이미 밭에 배추가 크게 자라있습니다. 눈이 내리고 땅이 얼기 전에 겨울에 먹을 김치를 얼른 만들어야 합니다.
김치가 몸에 좋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지요. 특히 겨울에 부족한 영양소인 여러 가지 비타민뿐만 아니라 독감을 예방하는 락토비실러스 플라타룸 물질이 있고. 칼슘, 철분, 인 성분이 아주 많습니다. 김치는 겨우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고 필요한 영양을 보충해 주는 음식입니다.
김치는 잔칫상에도 소박한 밥상에도 꼭 있어야하는 반찬입니다. 그러다보니 김장 때에는 한 집에 보통 배추 100포기 이상 담습니다. 혼자서는 이 모든 것을 하려면 정말 힘들겠지요. 이웃들의 도움 없이는 너무 힘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큰일이더라도 함께 힘을 합치면 일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김장 때는 한국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품앗이의 도움을 받습니다. 품앗이는 공동체 노동 교환 시스템입니다. 오늘이 영희네 김장날이면 모든 동네 사람들이 영희 네로 몰려가서 다 함께 돕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철수네, 모레는 수영이네… 이렇게 온 동네가 집집마다 김장을 다 마칠 때까지 서로 품앗이를 이어갑니다.
이때 김치만 담그는 노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잔치를 하듯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서히 흥이 절로 납니다. 돼지고기를 준비해서 방금 만든 김치와 곁들여 먹습니다. 어느 집은 김치와 잘 어울리는 두부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날 도와준 이웃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음식을 대접하는 것입니다. 정말 정겨운 분위기지요?
그렇지만 김장을 하려면 목돈이 들어갑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은 마음이 무거웠겠지요? 배추뿐인가요? 거기에 들어가는 김치 소, 즉 양념을 만들려면 여러 재료가 필요해서 큰돈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큰 걱정없습니다. 마음 좋은 이웃들은 김장을 도와주러 온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누어 주곤 했기때문이지요. 서로서로 돕고 도와 살아왔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정이 김치와 함께 오고갔습니다. 요즘에도 불우이웃을 돕기위해 자원봉사단체에서 김치를 많이 담가 어렵게 사는 이웃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얼마전까지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주는 김장 보너스가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그 보너스가 사라져서 정말 많이 아쉽습니다.
현대에는 가족들이 대부분 도시에서 살아서 옛 풍경을 많이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김장날에는 어머니들의 품앗이가 이어져 오고 있고, 여전히 시골에서는 김장날이 되면 떠들썩합니다.
김치냉장고가 없던 예전에는 땅속을 파서 김장독을 묻어야 했기에 힘센 남자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요즘도 많은 양의 김치를 담다 보니 남녀노소 도울 수 있는 사람이면 모두 팔을 걷어붙입니다. 이렇듯 김장날은 가정의 큰 행사이지요.
김장 역사는 언제부터 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이규보가 1241년에 쓴 <동국이상국집 >에 ‘무를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학자들은 이미 3000년 전부터 김치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유네스코에서는 이 김장문화를 보고 한국의 공동체 시스템을 높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로 돌아가며 김치를 담그고 이웃들 간에 정과 흥을 나누는 아름다운 문화를 가치있게 본 것 같습니다.
장독에서 김치가 맛있게 익어가고 흰 눈이 펄펄 내리는 한국의 겨울을 떠올리며 오늘 김장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선샤인 코리안 친구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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